사회악과 묵인: 일상 속 방조의 현실

사회악의 정점에 거대한 주모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수준의 방조와 묵인, 공모가 언제나 함께한다. ‘미투 운동’이 촉발되기 전 예술·체육계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이러한 사회악의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미투 운동


사회악과 묵인: 일상 속 방조의 현실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악은 종종 그 주체가 개인의 행위자에 국한되지 않고, 집단과 문화의 묵인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 우리는 사회악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고자 할 때마다 주변에서 마주치는 잔해들, 즉 묵인과 방조를 경험하게 된다. 먼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벌어진 사회악에 대한 방조는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떠올려 보자.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환경에서 많은 주변 사람들이 무관심을 보인다면, 이는 고통받는 사람에게 더욱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이러한 묵인은 피해자가 극복해야 할 고통의 크기를 가중시키며, 종종 가해자에게는 면죄부와도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사회악과 묵인의 연결고리는 개인의 취약함과 강한 상호작용을 통해 심화된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사실을 묵인하는 방식으로 방조하게 되면, 이러한 분위기는 결국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들은 문제를 외면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가해자를 지지하고 약자를 더욱 고립시키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러한 작용은 특히 예술 및 체육 분야에서 자주 나타나며, 권력 구조 속에서 계속되는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묵인과 방조의 요소는 종종 우리 삶의 다양한 측면에 스며들어 있다. 설정된 규범과 기대에 따라 행동하면서도 그 방식이 옳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즉, 우리는 사회에서 정상으로 여겨지는 행동이 때로는 사회악을 뒷받침하는 방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쉽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들이 진지하게 논의되지 못하게 막아온 주범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이 처한 환경 속에서 묵인과 방조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야 한다.

사회악과 피해: 외면받는 현실

사회악의 실행은 피해를 통해 더욱 두드러지며, 피해자의 목소리조차 쉽게 외면되는 경향이 있다. 피해자가 정확히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이를 대처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한 현실이, 사회악을 더욱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많은 경우 피해자의 실체적 고통은 이해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무시되며, 이러한 외면은 사회의 관행으로 자리 잡는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미투 운동과 같은 사회적 이슈가 대두될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동안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한 부당한 대우와 차별이 드러나면서 일시적인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들이 있었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여전히 더디다. 피해를 입은 사례를 돌아보면, 그들이 겪은 두려움이나 고통은 자신만의 것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피해자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공간을 찾지 못하고 혼자가 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불신이나 질타의 경험으로 이어지며, 피해자의 심리적 고립을 더욱 심화시킨다. 주위 사람들의 방조와 묵인 속에서 피해자는 존재의 의미를 잃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결과는 결국 사회적 고통으로 연결된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 사실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예방하기 위함이다. 많은 사람들은 피해자의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과제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피해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통해 사회악을 끊어내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어야 할 필요가 있다.

사회악과 공모: 함께하는 책임

사회악은 단순히 개인의 행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이와 함께 그에 대한 묵인과 공모의 문화가 존재한다. 우리는 이를 알아차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공모의 한 예로는,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부당한 행동을 방관하는 것이 있다. 직원들이 이런 부당한 행위에 대해 침묵하거나, 이를 당연히 여기는 경우 사회 전체의 윤리를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국 이 피해는 시간이 지나면서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공모는 개개인이 아닌 집단의 책임으로 전가되어, 조직의 비윤리적인 문화가 지속될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한다. 공모는 종종 조직의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며, 이로 인해 불편한 진실조차 잊혀져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예술계에서는 특정 작가나 감독의 인물 실체가 아니라 그들의 작품과 브랜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은 피해자보다 그들의 명성과 영향력을 강조하면서 부당한 행동을 무관심하게 방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과적으로 사회악과 공모의 연결 고리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문제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는 이러한 사회적 패턴을 인지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취하여야만 한다. 공모를 지양하고, 잘못된 행동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사회악의 정점에는 거대한 주모자들만이 있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방조, 묵인, 공모와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피해자를 외면하거나, 그런 현실을 무시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해결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음 단계로는 피해자들이 안전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사회악을 근절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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